정승희 회원)순천그림책 팸투어를 다녀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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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 그림책 도서관 팸투어를 다녀와서
자연과 사람이 어우러진 아름다운 곳, 순천
동화작가 정승희
순천, 하면 떠오르는 것은 순천만이었다. 그리고 2003년 모 방송국에서 ‘책을 읽읍시다’ 코너로 전국에서 첫 번째 만들었던 기적의 도서관이 있다는 정도였다.
그런 순천에 그림책 도서관이 따로 있다는 것은 생소했었다. 우연한 기회에 KBBY를 통해 순천 그림책 도서관에서 그림책 팸투어가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참여하게 되었지만 사실 큰 기대는 없었다.
순천역에 도착했다. 와, 이렇게 빠른 시간에 순천에 올 수 있다니! 3시간도 채 걸리지 않아 새로운 느낌의 도시에 도착하고 보니 슬슬 설레기 시작했다.
순천은 아주 작지만 없는 게 없는 오밀조밀 귀여운 도시 같았다. 점심으로 먹은 무공해 식단에 감탄하며 그림책 도서관으로 향했다.
작고 귀여운 도시라서 도서관도 작고 귀여울 줄 알았다. 아니었다. 좁은 골목길을 돌고 돌아 찾아 들어간 도서관은 위용을 자랑하며 떡 버티고 있었다.
순천이 왜 교육의 도시라고 말하는지 도서관의 자태를 보고도 느낄 수 있었다.
마침 사토 와키코 특별전을 하고 있어서 큰 걸개그림이 도서관 벽을 장식하고 있었다. 신발을 벗고 들어가는 도서관은
그야말로 모든 것이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져 있었다. 이런 도서관이 동네에 있다면 정말 행복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추어이지만 열정이 넘치는 인형극 회원들이 하는 인형극 ‘도깨비를 빨아버린 우리 엄마’를 보고, 2층 특별전을 둘러보았다.
원화들을 보면서 이 작가의 그림책에 대한 애정을 확인할 수 있었다. 아이들과 시민들이 응모하여 만들어 놓은 전시물들도 그림책을 더 많이 이해할 수 있는 행사였던 것 같다.
도서관 직원들과 그림책 동아리 회원들과의 격의 없는 질문과 대답에서는 많은 분들이 관심과 사랑을 가지고 있으니 이렇게 도서관이 운영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작가들에게서만 들을 수 있는 질문들도 있어서 서로 솔직한 이야기들을 나눌 수 있었다.
저녁도 맛있는 누룽지 백숙을 먹었다. 국가정원 야간 투어는 순천에 대한 느낌을 새롭게 하게 했다. 작은 도시에 이런 정원까지 만들었다니, 놀라웠다.
돌아오는 길에 왜 이런 정원을 인공적으로 만들었나, 궁금해서 도서관장님께 여쭤보았다. 하늘과 자연이 내린 순천만을 보호하려고 만들었단다.
다음 날 갔었던 순천만은 귀하고도 고마운 곳이었다. 갈대와 갯벌이 어우러진 우리나라 최초 람사르 습지에 등록된 순천만은 수많은 철새들과 갈대밭이
어우러진 그야말로 생명의 보고였다. 환경과 생태가 인간과 어떻게 조화를 이루어 살아야 하는지, 인간은 왜 환경을 온전히 보존해야 하는지, 흙을 밟고 걸으며 느낄 수 있었다.
이런 순천만을 최대한 보존하기 위해 인공적인 국가정원을 따로 두었다는 것이다. 사람들이 휴양하고 아이들이 즐겁게 뛰어다니며 체험할 수 있는 곳이 있어야 원형 그대로인 순천만을 보호할 수 있다는 발상에 다시 한 번 놀랐다.
민속 마을을 몇 차례 가보았지만 마을 안에 사람들이 살고 있는 곳은 별로 보지 못했는데 이곳 낙안 읍성은 읍성 안에 사람들이 옛것을 보존하면서 살고 있었다.
그 모습도 아름다웠다.
순천은 그랬다. 자연을 자연스럽게 보존하고, 새것을 만들어 보완하여 사람들이 그 안에서 아름답게 살고 있는 그런 도시였다. 그 안에 그림책 도서관이 있었다.
왜 순천에 기적의 도서관과 그림책 도서관이 세워졌는지 가슴으로 느낄 수 있었던 투어였다.
다시 한 번 도서관관장님과 담당자에게 감사를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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