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B 2015 한국 출품작 선정 심사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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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사 위원: 김지은, 윤소연, 이성엽, 한태희 (이상 4인)
▪ 심사평:
BIB 2015 한국 출품작 선정 심사에서 검토한 작품은 모두 115권이었다. 그 중에서 15권의 작품을 본선 진출작으로 결정하였다. 선정된 작품 중에는 이미 국내 독자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거나 해외에서 예술성을 평가받은 경우도 있다. 심사위원들은 작품이 현재 형성하고 있는 다른 조건을 고려하지 않았으며 오직 작품 자체의 예술적 성취만을 놓고 심사에 임했다. 더불어 가능하면 BIB에 우리 그림책의 다양한 스펙트럼을 보여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작가가 작품을 통해서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가는 어떤 책이 ‘한 권의 책’이 되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문제다. 창작자가 자신이 가는 방향을 정확히 알고 있는지를 먼저 살펴보았다. 아무래도 메시지가 독창적이거나 드로잉이 강한 작품이 눈에 띄게 되었다. 하지만 책을 통해 작가가 구현한 이미지가 얼마나 선명하고 풍부하게 독자에게 의미를 전달하고 있는가를 물어보면 대답하기 힘든 경우가 종종 있었다. 작가의 개성에 주목하도록 만드는 것은 결국 독자다. 그림책에는 어린이 독자부터 성인 독자까지 서로 다른 경향과 특성을 지닌 넓은 반경의 감상자가 존재하기 때문에 그 접점에서 지향을 정하고 분투하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 과정에서 아쉽게도 ‘자신의 독자’를 설득하는데 실패한 작품들이 가끔 눈에 띄었다.
또 한 가지 중요하게 고려한 것은 이미지와 협응하는 서사의 완성도이다. 열다섯 장면의 흐름이 무리 없이 연결되는지를 주의 깊게 보았다. 스타일만 있는 작품인지 책으로서 종합적인 완성도를 갖추고 있는지가 중요한 기준이 되었다. 스타일과 플롯은 같이 가는 것이다. 한 가지가 두드러지더라도 다른 한 가지가 함께 하지 못하면 공감의 폭이 현저히 좁아지고 아쉬움이 남게 된다. 최근 그림책들은 이미지에 치우치는 경향이 있고 글 없는 그림책의 인기는 그것을 어느 정도 반영하는 것 같다. 그러나 이미지만으로 구성해내는 서사라 하더라도 그 내부에 충분한 긴장과 구성력이 뒤따라야 한다.
어떤 시점이든 책과 일러스트의 스타일에는 흐름이 있어서 작가도 어느 정도는 그 흐름을 따라갈 수밖에 없다. 그러나 그 속에서 자신만의 스타일을 찾고 고집하고 더 각별한 길을 찾아가는 것이 작가의 일이다. 이번에 심사를 하면서 가장 크게 느낀 점은 책이 많지 않다는 것이었다. 현재 우리 출판계의 힘겨운 현실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작품 한 편 한 편을 검토하면서 느낀 것은 이 어려운 조건에서도 우리 작가들은 끊임없이 대단한 노력을 거듭하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출품해주신 모든 분께 감사와 존경과 지지를 보낸다. 우리 창작 그림책은 최근 잇따라 좋은 소식을 전해오면서 세계의 그림책 독자들에게 두드러진 인상을 안겨 주고 있다. 이번에 선정한 작품들이 우리 창작 그림책이 더욱 폭넓은 세계의 독자와 만나는 계기가 될 뿐만 아니라 우리 작가들의 예술적 활동 반경을 확보하고 발전시키는 데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
▪ 심사 결과 선정작: (작품명 가나다순)
1. 꿈에서 맛본 똥파리, 백희나, 책읽는곰, 2014
2. 나의 작은 인형 상자, 정유미, 컬쳐플랫폼, 2015
3. 달밤, 이혜리, 보림, 2013(개정판)
4. 담, 지경애, 반달, 2014
5. 도롱뇽 꿈을 꿨다고?, 김한민, 비룡소, 2014
6. 서로 도우며 살아요, 장호 그림, 채인선 글, 한울림어린이, 2012
7. 안녕, 폴, 센우, 비룡소, 2014
8. 이 세상의 황금 고리, 박영신, 보리, 2015
9. 잠잠깨비, 이연실 글·그림, 김향수 사진, 반달, 2013
10. 종이아빠, 이지은, 웅진주니어, 2014
11. 진짜 코 파는 이야기, 이갑규, 책읽는곰, 2014
12. 진짜엄마 진짜아빠, 박연철, NCSOFT, 2015
13. 쵸가 말한다, 강혜숙, 상출판사, 2014
14. 파란파도, 유준재, 문학동네, 2014
15. 플라스틱 섬, 이명애, 상출판사,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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