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BY] 선정결과) 2023 IBBY SELECTION OF OUTSTANDING FOR YOUNG PEOPLE WITH …
본문
12편 후보작 선정 결과
심사위원 한성옥, 고정욱, 한은선, 신혜은
심사위원장 김서정
실행위원장 신혜은
참관위원 심향분, 변윤희
Accessible formats 범주1
슛!
호라이
그래봤자개구리
나의 붉은 날개
나는요
괴물이나타났다
달팽이
나는너는
Portrayals of disability 범주2
나의 101번째 능력
오늘은 돈가스 카레라이스
털북숭이형
이상하지도 아프지도 않은 아이
2023 IBBY SELECTION OF OUTSTANDING FOR YOUNG PEOPLE WITH DISABILITIES
한국 후보작 선정 심사평
한은선(발달심리전문가)
출품한 59개의 책을 심사하면서, IBBY의 ‘모두를 위한 책’이라는 기치에 맞게 다양한 방식과 소재가 담긴 발전해가는 한국 그림책의 현주소를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그림책에서는 일반적으로 비장애 아이들의 모습과 삶을 소재로 다루었고 그것을 전형적인 아동의 삶으로 인식해왔다면, 최근에는 발달과정에서 보이는 다양한 편차들이나 개인적인 특성, 상대적으로 소수의 아이가 보이는 삶의 모습들을 담아내려는 작가들의 의지를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심사 기준에서 그림책 안에 생생한 아이의 모습이 그려지는지, 즉 주도성을 발휘하는 생생한 삶을 살아가는 아이의 모습이 그려졌는지를 눈여겨보았습니다. 우리 아이들의 모습이 어른과 주변인에게 가려져 수동적으로 그려지지 않았는지, 아이의 감정 상태가 자연스럽게 잘 드러나 있는지에 초점을 두어서 그림책들을 선정했습니다. 아이들이 보이는 섬세한 감정을 세련된 텍스트와 그림 방식으로 잘 담아내려는 시도들이 눈에 띄었습니다. 한편, 장애 자체가 부각되어 오히려 아이의 개인적 특성과 존재의 가치에 관한 관심을 자칫 놓치기 쉬울 수 있다는 점을 심사위원 모두 공유하며 이 문제를 다시금 깊이 들여다볼 수 있었습니다. 경계를 두지 않으려는 취지를 가지고 시작한 작업에서 결과적으로 여전히 경계를 두고 구분을 지어 바라보는 차별적 시선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경우도 간혹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출품된 그림책들은 시각적으로 감각적으로 시대에 맞게 매우 세련되고 변화된 수준의 작품들이 많았으나 여전히 그림책 형식에서 Accessible formats 범주에 해당하는 다양한 접근방식을 제공하는 그림책 범주 면에서는 양적으로 질적으로 아직 부족한 상태라는 점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아동의 삶을 바라보는 넓은 시야를 바탕으로 모두를 위한 그림책의 지평이 점점 넓어진다면, 한국 그림책 문화는 더욱 풍요로워질 것이라고 희망하고 기대하게 되는 귀한 시간이었습니다.
김서정(아동문학평론가)
‘장애인을 위한 책’에 크게 두 가지 기준이 적용된다는 것을 새삼 실감한 심사였다. 첫째는, 별다른 기준이 따로 필요하지 않다는 점. 좋은 그림과 좋은 글로 미감과 인성을 고양 시킬 수 있으며 생각과 시각을 넓고 깊게 펼쳐주는 책은 모두를 위해 좋은 책이며 당연히 장애인을 위해서도 좋은 책이었다. 하지만 장애인이 등장하거나 장애인을 위한다는 책에는 아주 엄격하고도 세심한 기준이 필요해 보였다. 다만 장애인을 주인공으로 삼았다거나 그들을 위로해주고 이해하고 싶다는 의도만으로는 충분치 않으며 오히려 오해를 일으키거나 상처를 줄 수도 있음을 고정욱 심사위원에게 배웠다. 우리의 장애인 인식과 정책은 아직도 갈 길이 먼 듯하다. 그 길을 단축하는 데 이런 행사와 전시들이 조금이라도 기여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고정욱(동화작가)
이 땅에 장애를 다룬 작품들이 이렇게나 많이 발간되고 있었던가. 놀라움에 가슴이 뭉클했다. 장애라는 장르를 개척한 작가로서 상전벽해를 접하는 듯한 감동 금할 수 없었다. 그러나 대다수 작품들이 장애가 아직도 나와 다른 것이고. 장애인은 시혜의 대상이라는 인식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한 점이 안타까웠다. 장애인에게도 엄연히 자기 결정권이 부여되어 있다. 자존감을 가지고 스스로의 삶을 개척해 나가는 강인한 모습을 보여줬으면 했다. 장애를 다루는 작품은 그저 키가 작거나, 피부가 까맣거나, 걸음걸이가 특이한 주인공이 문제를 해결하는 범주에서 벗어나서는 안 된다. 그 주인공은 휠체어를 탔을 뿐이고, 집중을 잘못하며. 앞을 보지 못하거나 듣지 못하는 특성을 가졌을 뿐이어야 한다. 그들에게도 꿈과 희망이 있고, 무엇이든 혼자 결정하여 스스로 해낼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을까? 우리의 아동문학이 장애를 개성으로 봐주는 데까지 나아가기 위해서는 아직도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만 이미 노력은 시작되었으니 결국은 가 닿으리라 믿어본다.
한성옥(그림책작가)
ADHD 주의력결핍 과잉 행동 장애 아동을 다룬 <오늘은 돈까스 카레라이스>는 이러한 아동들에게서 나타나는 산만하고 예상치 못한 지나친 행동과 과다 반응에는, 아이 자신도 어쩔 수 없는 사정이 있음을 다양한 상황을 연출하여 이해를 유도한다. 또한 이러한 행동으로 인하여 또래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어른들에게도 이해받지 못하는 소외감을 극명히 대비된 명암으로, 또한 그들의 역동적 에너지는 극적인 동세로 화려하게 표현했다. 모든 장면에서 가장 명확하게 아이가 포착되고 집중되도록 한 연출 방식을 통해서 이 아이들을 향한 작가의 따뜻한 시선과 마음이 깊이 전달된다.
신혜은(그림책심리학자)
모든 유형의 인공물에는 그것을 만든 사람들의 태도와 가치 의식이 담겨진다. IBBY 장애아동을 위한 책 한국 후보작을 심사할 때마다, 모두를 위한 책(Books for Everyone)에 대한 우리의 태도와 가치와 의식의 현재를 보게 된다. 장애는 자유롭지 못한 특수한 상황이 아니라 사람마다 누구나 가지는 개별적 특성으로 받아들이는 인식과 실천이, 우리 책에서 점점 더 드러나고 있음을 확인하는 시간이었다. 특히 <나의 101번째 능력>에서 발견한 시선은 반가웠다. 자신이 지닌 100가지 능력 중에 당당히 7가지만 알려주겠다고 말하는 선글라스를 쓴 소녀, 100번째 능력을 들을 때까지도 독자는 소녀가 시각장애인이라는 걸 알아채지 못한다. ‘내 친구 하늘이와 학교에 가는 거!’라고 말하는 101번째 능력에서 독자는 소녀가 쓰고 있던 선글라스의 의미를 알게 된다. 하늘이는 맹인안내견이다. 그리고 102번째 능력, 아직 완성하지는 못했지만 개발될 예정이라고 하는 ‘동물원에 사는 사자머리를 손질해는 거’에서 나도 모르게 함박웃음 기대와 응원이 몸에서 퐁퐁 솟고 있었다. 이번에 선정된 후보작들 모두, 각자의 시선과 방식으로 ‘장애와 비장애의 경계를 넘어’ 모든 이들을 위한 ‘연결과 소통’의 다리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댓글목록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