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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와 함께 그림책 읽는 아이 - 유준재 작가 인터뷰

작성자 KBBY사무국장
작성일 2017-02-28 10:55 | 조회 1,79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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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와 그림책 읽는 아이 제41회 2월의 작가 인터뷰 <균형> 유 준재 작가님을 모시고

서 해수(분당 한솔고 1학년)

 

안녕하세요? 유 준재 작가님, 저는 작가와 그림책 읽기 행사 학생 리포터 한솔고 1학년 서 해수입 니다. 이렇게 선생님을 모시고 인터뷰를 하게 되어 영광입니다.

1)유 준재 작가님께서는 홍익대학교에서 섬유 미술을 공부하셨다고 알고 있는데요, 어떻게 그림 책 작가가 되셨는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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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준재 작가) 미술대학 졸업을 앞둔 당시 저는 패션 디자이너를 꿈꾸고 있었습니다. 졸업을 앞둔 4학년때 우연한 기회로 출판미술이라는 분야를 경험하게 되었어요. 잡지의 표지 그림을 그려달라는 부탁을 받고 그림을 그려주었던 것인데, 제가 좋아하는 일을 하고 돈도 함께 벌 수 있어서 신기하기도 했습니다. 이 일을 계기로 초보 그림작가던 저에게 일이 들어오기 시작했고, 당시 우리나라 출판시장의 학습지 열풍으로 인해 일이 점점 더 많아지게 되었습니다. 말 그대로 엉겁결에 전업 그림작가가 된 것이지요. 여러 분야와 관련된 그림을 그리면서 내가 좋아하는 그림 그리는 일을 마음껏 할 수 있어서 무척 행복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누군가의 의뢰를 받아서 그림을 그리는 일이 반복되다 보니 정작 내가 그리는 그림에 나 자신이 빠져 있다는 것을 오래 지나지 않아서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이런 고민을 하던 무렵 저의 눈에 들어온 것이 바로 그림책입니다. 그림과 이 넉넉한 여백과 함께 어우러진 그림책이 새삼 다르게 보고, 나의 이야기를 펼쳐 보이는 데 전혀 부족함이 없어 보이기 시작하습니다. 그림책에 눈을 돌리면서부터 다시 그림 그리는 것이 즐거워 졌고 이전에 느끼지 못했던 재미에 흠뻑 빠져 들게 되었습니다. 저는 예술을 그리 어렵거나 대단한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내 목소리를 잘 전달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그것이야 말로 바로 나의 예술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제가 그림책을 좋아하는 이유는 한 장 한 장 넘기며 그림과 이야기를 주고 받는 것이 저에게는 무척이나 매력적인 예술로 느껴 지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2) <균형>은 우리에게 우리가 살아가면서도 인식하지 못했던 것들을 되짚어 주는 좋은 책인 것 같습니다. 저 또한 학교 이외에도 많은 사람들을 접하면서 균형을 이루며 생활하고 있지만 그 사실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사전조사를 해보니 <균형>의 창작과정은 십 수 년 전 작가가 지인들과 함께 만든 소책자로 거슬러 올라왔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림책 <균형>에 대한 창작배경이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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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준재 작가) 그림책 <균형>의 처음 시작은 십여년 전신인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하던 때 지인들과 함께 만든 소책자에 수록되었던 [마리오네트]라는 글이 없이 그림으로만 되어 있는 작품이었습니다. 그 이야기가 십여년동안 무럭무럭 자라나서 <균형>이라는 책으로 출간되게 된거죠. [마리오네트]는 작은 무대에서 춤추고 노래하던 목각 인형이 무대를 박차고 나오는 이야기는데, 당시 대학을 졸업하 고 사회에 첫 발을 내딛는 나이에 저의 모습을 마치 자화상처럼 풀어낸 작품이었습니다. 그 후로 많은 시간이 지나 결혼도 하고 한 아이의 아버지가 되어 가장노릇을 하고 있지만, 아직도 경험하는 모든 일이 두렵고 설레이는 건 마찬가지 인 것 같습니다. 매 순간 순간이 외줄 위에서 균형을 잡으려고 애쓰고 있는 나 스스로의 모습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가끔 저를 포함한 주 변의 공간이 하나의 무대 같다는 생각을 하곤 하는데, 이런 생각들이 [마리오네트]라는 이야기가 <균형>이라는 작품으로 발전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3) 균형이라는 개념은 아이들 뿐만 아닌 모든 연령대가 공감하고 이해할 수 있는 개념이라고 생각 합니다. 작가님께서 <균형>이라는 책을 통해 독자에게 주고자 한 교훈이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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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준재 작가) 모든 사람은 태어나 걸음마를 연습하게 되면서부터 균형이라는 숙제를 받았다고 생각해요. 자라면서 사람들과 관계를 가지면서 무언가를 찾아 노력해가면서도 그 숙제는 변함이 없죠. 이 책에서는 같이 살아가는 것에 대한 희망을 이야기하고 싶었어요. 많이 살아보진 못했지만, 세상은 혼자만 살 수 없는 것임이 분명하고, 사회라는 곳에서 함께 살아가려면 자신부터 균형을 받아들일 연습을 해야 하겠지요. 나이 어린 제 딸도 그렇지만 지금의 저 역시도 새로 겪게 될 무대를 위해 한걸음 한걸음 준비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4)대부분의 그림책에는 작가의 경험 또는 세계관이 들어가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균형>을 창작하시면서 반되거나 도움이 되었던 경험이 없으셨는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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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준재 작가) 이 책을 구상할 때가 제 딸이 9살 무렵이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요. 하루는 딸이 자 전거를 타고 싶다고 해서 함께 놀이터로 나간적이 있었습니다. 다른 아이들에 비해 운동신경이 썩 좋은 편이 아니라 두발 자전거를 배우는 게 늦었다고 생각했는데, 다른 아이들과는 다르게 자신만이 네 발 자전거를 타는 게 부끄러웠는지 자꾸만 두 발자전거를 타고 싶다고 졸랐습니다. 뒤에서 자전거를 잡아주고 있는 저에게 절대로 손을 놓으면 안된다고 약속까지 하고는 두발 자전 거와 한참을 씨름을 하습니다. 그러던 중 딸 모르게 살짝 손을 놓았고, 세 손을 떠난 딸과 두발 자전거는 뒤뚱거리며 저에게서 저만치 멀어져 가더니 불과 얼마 가지 못하고 그만 넘어지고 말았습니다. 울먹이며 원망하리라 예상했던 딸아이의 눈빛에는 의외로 설레임과 성취감이 가득했습니다. "아빠 나 혼자 이만큼 왔어!" 흙먼지를 털어 주는데 딸아이가 물었습니다. "아빠도 처음 자전거를 배울 때 무서웠어?” "그럼, 아빤 그때 울었던 것 같아"

 

5)아버지에게 바치는 사랑 고백이자 유년에 대한 헌사 <마이볼>, 어린아이의 천진난만한 상상 < 엄마 꿈속에서>, 진정한 자기 자신을 찾아가는 파란 말 이야기 <파란파도>에 이은 네 번째 창작 그림책 <균형> 다음에 나오게 될 다섯 번째 작품이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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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준재 작가) 사실은 <균형> 전에 준비하던 작품이 있었습니다. 아직은 더미북 수준이라서 계속해서 고민하고 있는 중입니다. 기회가 된다면 정리를 해서 소개해 드릴까 합니다.

 

6)2007년 <동물 농장>으로 제15회 노마 콩쿠르에 입상하셨고, 2015년 <파란파도>로 볼로냐국 제아동도서전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에 선정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 두 책에 대한 짧은 소 개와 작가님께서 생각하시는 입상 비결이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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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준재 작가) 작가로서 입상을 했다는 것은 물론 광스럽고 기쁜 일입니다. 하지만 입상을 한 그림책이 꼭 가장 좋은 그림책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제가 블로냐에서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로 선정된 것은 맞지만 그렇게 많은 수상 경력을 가진 것 또한 아닙니다. 당연히 입상 비결 같은것도 없겠지요.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좋은 그림책이란 독자와 작가가 함께 공감하며 소통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7)그림책 읽는아이 41번째 작가님으로 참여하시게 되었는데 이 행사에 참여하게 되신 이유와 행사를 함께 하고 난 뒤 다른 공연과 비교해서 오늘 이곳에서 작가로써 아이들과 만 난 소감을 간략히 말해주시고 이 행사를 마치고 좋았던 점과 아쉬운 점이나 개선해 주면 좋은 것 같은 의견을 구체적으로 말해 주시면 다음에 오시는 작가님에게도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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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준재 작가) 그림책 읽는 아이 행사의 참석은 이번이 두 번째입니다. 연초에 임정진 KBBY 회장님으로부터 연락을 받고 주저없이 참석하겠다고 말드렸습니다. 다른 강연보다 그림책읽는아이 강연은 좀 특별하게 생각 돼요. 모두 한마음으로 어린이들을 위해 노력해주시는 모습이 말 그대로 아름다워 보여요. 그림책 읽는아이 파이팅!!
한가지 바라는 점이 있다면 작가들에게 배정된 시간이 조금만 더 여유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8) 마지막으로는 작가님을 좋아하는 어린이들과 그림책 작가를 꿈꾸는 분들에게 사랑받는 작가의 비을 마지막으로 간단히 한 말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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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준재 작가) 제가 가끔 그림책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그림책은 친절한 예술이란 이야기를 하곤 해요. 제 생각이지만 다른 예술에 비해 착하고 쉽고 순하다고나 할까요. 맘씨 좋은 옆집 아저씨 아줌마 같은 느낌이지요. 그렇게 생각하는 가장 큰 이유는 소통이라는 것을 기본으로 하기 때문 일거 같아요. 그림책을 만들고자 하는 작가들은 머릿속의 작은 씨앗을 품고 그 씨앗을 오랫동안 키워나가게 되고, 편집자, 디자이너와 만나 협업이라는 소통의 과정끝에 하나의 그림책이 비로소 세상에 탄생하게 됩니다. 물론 자기만의 그림책을 만들 수도 있겠지만 대부분 작가의 생각을 여러 사람들과 함께 공유해가며 결과물을 만들어내죠. 그렇게 만들어진 그림책은 갓 태어난 아이들을 비롯해 100 세 노인까지도 쉽게 읽고 볼 수 있는 매력적인 한편의 작품이 되고, 작가와 독자 간에 직접적으로, 혹은 간접적으로 만나서 소통하게 되는 매개체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림책은 기본적으로 이미 지와 텍스트를 사용하여 작가의 생각을 전달하지만 이밖에도 작가의 오감과 상상력을 모두 사용하여 독자들과 소통을 하기도 하지요. 그림책은 정말 매력적인 장르라고 생각합니다. (긴 시간 질문에 응대해주신 작가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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