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AFCC2015 참여 후기(임정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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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에서 해마다 열리는 AFCC2015 (Asian festival children's content)(5월 30-6월 6일)에 초대되어 발표를 하고 왔습니다.
2년 전 알게 된 싱가포르의 유명한 스토리텔러이자 저자인 로즈마리 소마이어 씨께서 서로의 책의 공통점을 부각하여 함께 발표해보자는 제의를 받고 가게 된 것입니다. 싱가포르 국립도서관빌딩 광장에서 열리는 스토리텔링 프로그램에서 공연을 하였습니다. 제 책 중 <겁쟁이 늑대 칸>을 싱가포르 어린이가 영어스토리텔링을 하면 제가 한국어로 스토리텔링을 했습니다. 또한 로즈마리씨의 책 <네버마인드 걸>을 싱가포르 어린이가 영어로 이야기하면 제가 한국어로 이야기하는 방식입니다. 두 명의 자매가 번갈아 두 이야기를 한번씩 공연하여 총 4회 공연을 하였습니다. 싱가포르는 다문화국가로 이중언어 교육에 많은 힘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다른 이중언어 프로그램은 영어-중국어, 영어-타밀어, 영어-말레이어였으므로 영어-한국어의 조합으로 된 공연은 최초였습니다. 싱가포르에 살고 있는 한국교포들도 자녀들을 데리고 와서 함께 구경하였습니다. 중국계 싱가포르인 여성 한 분은 한국어를 배우고 있다며 제 책을 사서 사인을 받아갔습니다.
한국어를 전혀 모르는 스텝들은 한국어를 몰라도 제 표정과 억양, 몸짓으로 이야기를 짐작할 수 있어서 재미있게 구경했다고 말해주었습니다.
4회 공연 중 3회는 한복을 입고 공연하였는데 의상이 눈에 띄어서인지 위 사진은 AFCC 공식페이스북에 올라가기도 하였습니다.
이번 행사에 많은 작가들이 참여하게 되므로 그 들의 책을 파는 서점도 광장에 마련되었습니다. 저는 제 책 중 몇 종류를 가져갔는데 영어번역본을 프린트해서 곁들여 팔았습니다. 하지만 번역을 미처 하지 못한 책도 두 종류 가져가서 전시는 했지만 역시 영어번역본이 없는 책은 팔리지 않았습니다.
<겁쟁이 늑대 칸>은 6권이 모두 팔렸고 기념품으로 가져간 엽서도 인기가 좋았습니다.
4일에는 제일 중요한 발표시간이 있었습니다.
로즈마리소마이어씨는 자기 책은 간단히 소개하고 왜 나와 함께 스토리텔링 공연을 하고 함께 세션에 참가하는지에 대해서 설명하였습니다. 대부분의 시간은 제가 활용할 수 있었으므로 <겁쟁이 늑대 칸> 줄거리를 설명하고 한국의 DMZ에서의 야생동물들 상황과 지뢰문제, 동물과 사람의 공존의 문제, 서로 다른 문화를 가진 개와 늑대가 어떻게 서로를 돕고 가족이 되는지.... 통일 후의 DMZ이 어떤 의미로 자리매김해야 하는지 이야기했습니다. 이번 발표는 영어로 이야기해야 되므로 제 욕심껏 자세히 설명할 수 없었지만 충분한 사진자료를 보여주었으므로 내용은 잘 전달되었으리라 생각합니다.
이 민화는 제가 김홍도 그림을 모사한 것인데 로즈마리 소마이어 씨의 책이 싱가포르 교실에서의 왕따문제를 소재로 한 것이라 한국의 100년전 교실 모습이라고 보여주며 설명한 장면입니다.
마침 제가 편집위원으로 봉사하고 있는 한국의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 직원 두 분이 싱가포르 국립도서관과 업무협약차 출장와 있으셨는데 저를 격려하기 위해 발표장에 방문해주셨습니다.
여러 나라에서 온 많은 분들과 명함을 주고 받았고 새로운 시도들을 많이 보았습니다. 앞으로 또 다른 기회들이 오리라 기대합니다. 영어로 언어소통이 원활치 않아 답답했던 적도 많았습니다. 한국문학을 해도 영어가 중요함을 다시금 느끼고 왔습니다. 교육부 장관이자 정보통신 장관인 분이 두 번이나 행사 프로그램에 참석하여 상을 수여하거나 파티에 참석하여 끝까지 자리를 지키는 것을 보기도 했습니다. 어린이 문화에 대한 정부의 그런 관심과 뒷받침이 부럽기도 하였습니다.
저의 이런 작은 걸음이 훗날 제 후배들이 세계로 뻗어나가서 한국아동문학을 알릴 수 있는 날을 맞이하는데 밑거름이 되길 바랍니다.
임 정 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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